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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보이저 탐사선, 49년째 태양계 밖을 항해하다

by 우주탐구노트 2026. 9. 18.

보이저 탐사선, 49년째 태양계 밖을 항해하다
보이저 탐사선, 49년째 태양계 밖을 항해하다

보이저 1호가 태양계 너머에서 49년째 신호를 보내오고 있다

보이저 1호와 보이저 2호는 1977년 발사된 이후 인류가 만든 물체 중 가장 멀리까지 날아간 탐사선이다. 두 보이저 탐사선은 이미 태양풍이 만드는 거품 영역인 태양권을 벗어나 성간우주로 진입했으며, 지금도 미약하게나마 전력을 유지하며 관측 데이터를 지구로 전송하고 있다. 발사 반세기를 눈앞에 둔 지금, 보이저 탐사선은 줄어드는 전력과 씨름하면서도 인류에게 가장 먼 거리에서 온 데이터를 계속 안겨주고 있다.

발사부터 성간우주 진입까지

보이저 2호는 1977년 8월 20일, 보이저 1호는 같은 해 9월 5일 발사됐다. 발사 순서는 보이저 2호가 빨랐지만, 더 빠른 궤도를 탄 보이저 1호가 먼저 앞질러 나갔다. 두 탐사선은 목성과 토성을 차례로 스쳐 지나며 근접 관측 자료를 보내온 뒤, 보이저 2호는 천왕성과 해왕성까지 방문한 유일한 탐사선으로 남았다. 이후 보이저 1호는 2012년, 보이저 2호는 2018년에 각각 헬리오포즈, 즉 태양풍의 영향력이 끝나고 성간 물질이 시작되는 경계를 넘어섰다. 현재 보이저 1호는 지구로부터 약 250억 km(무선 신호로 23시간 이상 걸리는 거리), 보이저 2호는 약 210억 km 떨어진 곳에서 비행하고 있다.

전력 고갈과 싸우는 49년째 임무

두 탐사선은 플루토늄이 붕괴하며 열을 전기로 바꾸는 방사성동위원소 열전발전기(RTG)로 전력을 공급받는데, 이 출력은 해마다 약 4와트씩 줄어들고 있다. NASA와 제트추진연구소(JPL)는 이 제한된 전력을 아끼기 위해 장비를 하나둘 순차적으로 끄고 있다. 2024년 10월 보이저 2호의 플라스마 과학 장비가, 2025년 2월에는 보이저 1호의 우주선 관측 장비가, 같은 해 3월에는 보이저 2호의 저에너지 하전입자 장비가 차례로 작동을 멈췄다. 2026년 4월에는 보이저 1호에서 49년 가까이 거의 쉬지 않고 작동해 온 저에너지 하전입자 장비마저 꺼졌고, 현재 보이저 1호에는 플라즈마파 탐지기와 자기장측정기만 남아 있다. 수잰 도드 보이저 프로젝트 매니저는 "보이저는 발사 이후 줄곧 심우주의 록스타였고, 우리는 그 상태를 가능한 한 오래 유지하고 싶지만 전력이 바닥나고 있다"라고 밝혔다.

'빅뱅' 전력 절약 기법으로 수명을 늘리다

JPL 연구팀은 최근 이른바 '빅뱅'이라 불리는 새로운 전력 절약 기법을 시험하고 있다. 2026년 5~6월 보이저 2호를 대상으로 먼저 검증한 뒤, 이르면 같은 해 7월부터 보이저 1호에도 적용할 계획이다. 이 방식이 성공하면 예비 전력 여유를 확보해 남은 장비의 수명을 2030년대까지 연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연구진은 보고 있다. 반세기 가까이 버텨온 장비를 대상으로 이런 정교한 원격 조치를 시도한다는 사실 자체가, 이 임무를 설계한 엔지니어들의 치밀함을 새삼 실감하게 만든다.

2026년 11월, 빛으로 하루 걸리는 거리에 도달하다

보이저 1호는 2026년 11월 18일 오전(태평양 표준시 기준 새벽 2시 16분경), 지구로부터 약 259억 km 떨어진 지점을 지나며 '1광일(빛이 하루 동안 이동하는 거리)' 기록을 세울 예정이다. 이는 인류가 만든 물체가 도달한 거리 중 가장 먼 이정표 중 하나로 꼽힌다. 발사 당시만 해도 목성과 토성 근접 관측이 주 임무였던 이 탐사선이, 반세기 가까운 시간이 흐른 지금은 태양계를 완전히 벗어난 성간 공간에서 이런 기록을 세우고 있다는 점은 우주 탐사의 시간 축이 얼마나 길게 이어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린다 스필커 보이저 프로젝트 과학자를 비롯한 연구팀은 전력이 허락하는 한 이 탐사선들이 계속해서 성간 물질에 대한 데이터를 지구로 전송하도록 임무를 이어갈 계획이다.

두 보이저 탐사선에는 각각 금박을 입힌 구리 원반, 이른바 '골든 레코드'가 실려 있다. 여기에는 지구의 자연음과 55개 언어의 인사말, 다양한 문화권의 음악, 사진 이미지가 아날로그 방식으로 기록돼 있다. 당시 천문학자 칼 세이건이 이끈 위원회가 제작을 주도했으며, 혹시 있을지 모를 외계 지적생명체가 발견했을 때 지구 문명을 소개하려는 목적으로 실렸다. 과학 장비가 하나둘 꺼지는 지금도 이 레코드만큼은 별도의 전력 없이 탐사선과 함께 우주 공간을 떠돌고 있으며, 어떤 의미에서는 두 탐사선이 남길 가장 오래 지속되는 유산이라 할 만하다.

JPL은 보이저 임무를 통해 축적된 성간 자기장과 플라즈마 밀도 데이터를 태양권 경계 연구의 핵심 자료로 활용하고 있다. 태양계 밖 우주 환경을 실측 데이터로 확인할 수 있는 수단이 사실상 이 두 탐사선뿐이라는 점에서, 전력이 완전히 소진되기 전까지 남은 관측 시간은 그 자체로 소중하다. 언젠가 마지막 신호가 끊기는 순간이 오더라도, 보이저는 골든 레코드를 실은 채 태양계 밖 우주를 계속 항해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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