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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우주정거장의 역사와 현재, 궤도 위에 지은 사람의 집

by 우주탐구노트 2026. 9. 12.

지구 궤도를 도는 국제우주정거장(ISS) 모습

지구 궤도 위에 인류가 만들어 놓은 또 하나의 거주 공간

지상에서 400킬로미터쯤 떨어진 상공에는 사람이 계속 머물며 생활하는 공간이 떠 있습니다. 바로 우주정거장입니다. 마침 지금은 국제우주정거장의 퇴역 시점이 다가오면서 그 자리를 누가 채울지를 두고 여러 나라가 분주하게 움직이는 시기라, 우주정거장이 어떻게 시작됐고 앞으로 어떻게 재편될지 함께 정리해 보겠습니다.

최초의 우주정거장은 냉전의 산물이었다

우주정거장의 역사는 1971년 소련이 쏘아 올린 살류트 1호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미국과 소련의 우주 경쟁이 한창이던 시기, 단순히 우주에 가는 것을 넘어 오래 머무는 기술을 확보하려는 목적이 컸습니다.

살류트 이후 소련은 미르 우주정거장을 운영하며 인류 최장기 우주 체류 기록을 여러 차례 경신했고, 이는 훗날 국제 협력 우주정거장이 탄생하는 데 중요한 기술적 밑거름이 되었습니다.

국제우주정거장, 여러 나라가 함께 지은 시설

현재 운영 중인 국제우주정거장(ISS)은 미국, 러시아, 유럽, 일본, 캐나다 등 여러 국가가 협력해 1998년부터 조립을 시작한 시설입니다. 축구장 크기에 맞먹는 거대한 구조물로, 여러 개의 모듈을 우주 공간에서 하나씩 도킹시켜 완성했습니다.

다만 설계 수명이 15년이었던 것을 훨씬 넘겨 20년 넘게 사용되다 보니, 최근에는 공기 누출로 인한 긴급 대피 훈련이 실시되는 등 노후화 신호가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NASA와 국제 파트너들은 최소 2030년 말까지는 운영을 이어가기로 러시아와 공동 계획을 확정한 상태입니다.

퇴역 이후를 둘러싼 각국의 경쟁

국제우주정거장이 임무를 마치면, 2022년에 완공된 중국의 톈궁 우주정거장이 지구 저궤도에서 사실상 유일하게 사람이 상주하는 시설로 남을 가능성이 큽니다. 중국은 현재 T자형 3개 모듈 구조인 톈궁을 십자형 6개 모듈로 확장해 수용 인원을 두 배로 늘리는 계획을 확정했으며, 2026년에는 파키스탄 공군 조종사들을 우주비행사 후보로 선발해 최초의 외국인 탑승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이런 공백을 메우기 위해 민간 기업 주도의 상업용 우주정거장 개발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다만 예산 제약으로 2025년 7월 NASA는 기존의 고정가격 계약 방식 대신 여러 기업에 유연하게 자금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전략을 바꿨고, 목표도 기존 ISS처럼 상시 인력을 유지하는 방식에서 최소 4명이 한 달간 머무는 수준으로 낮춰 잡았습니다. 그중 베스트라는 기업은 단일 모듈로 구성된 헤이븐-1을 세계 최초의 상업용 우주정거장으로 띄우겠다는 목표를 밝히고 있습니다.

우주정거장 안에서의 생활은 어떨까

무중력 상태에서는 물건이 둥둥 떠다니기 때문에 식사, 수면, 위생 관리까지 모든 일상이 지상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이루어집니다. 잠을 잘 때도 몸이 떠다니지 않도록 벽에 고정된 침낭 안에서 자고, 음식은 흩어지지 않도록 특수 포장된 형태로 섭취합니다.

장기간 무중력에 노출되면 근육과 골밀도가 감소하는 문제가 있어, 우주비행사들은 매일 정해진 시간 동안 전용 운동기구로 신체 기능을 유지하는 훈련을 병행합니다. 이런 제약 속에서도 우주정거장에서는 발효식품 실험처럼 지구에서라면 평범했을 시도들이 새로운 결과로 이어지기도 하는데, 중력이 없는 환경 하나가 이렇게 많은 것을 바꿔놓는다는 점이 흥미롭게 느껴집니다.

또 다른 흐름, 러시아의 독자 노선

국제우주정거장 참여국 중 하나였던 러시아도 별도의 독자 우주정거장 건설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러시아형 궤도정거장이라 불리는 이 계획은 최대 7개 모듈로 구성될 예정이며, 2021년 국제우주정거장에 도킹했던 나우카 모듈을 재활용해 핵심 모듈로 삼는 방식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습니다. 내부 문서에 따르면 2028년부터 단계적으로 모듈을 발사해 2035년 완성을 목표로 하고 있어, 저궤도에는 앞으로 미국 주도의 상업용 정거장, 중국의 톈궁, 러시아의 독자 정거장까지 여러 시설이 동시에 존재하는 다극화된 구도가 펼쳐질 것으로 보입니다.

한때는 하나의 거대한 국제 협력체로 상징되던 우주정거장이 이제는 각국의 독자 노선으로 갈라지고 있다는 점은, 우주 개발의 방향이 협력에서 경쟁으로 다시 옮겨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흥미로운 변화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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